대표컬럼'신뢰와 존중이 사라진 시와 시의회
대표컬럼'신뢰와 존중이 사라진 시와 시의회
  • 이선복
  • 승인 2005.02.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지난 14일 개회 된 올 첫 시의회 임시회가 지난 19일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회됐다.

이번 임시회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와 올 한 해 동안 있을 주요사업에 대한 업무보고가 주목적.

그러나 부서별 업무보고 내내 행정사무감사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가 쏟아지면서 회기 동안 회의장에 출석한 집행부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임시회가 비록 연초 시의원들에게 한해의 업무를 설명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회기 기간 동안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의회와 집행부간의 사이가 올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시의회와 시는 시정을 이끌어가는 한 쌍의 수레바퀴와도 같다.
한쪽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수레는 굴러 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양 기관이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견제,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선 3기에 접어들면서 의회와 집행부는 시정업무에 대해 거의 의견일치를 본 것이 없을 정도로 긴장관계의 연속이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변화된 모습을 기대했지만 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두말할 것 없이 김동식 시장의 회기 중 신규 공무원 워크샵 동행과 시기상조라고 예산까지 삭감한 환경관리공단 재추진의사가 이 같은 바램에 찬물을 끼얹진 셈이다.

의원들은 본회의에서부터 시정이 어디로 가는 것이지 모르겠다, 갈등을 부채질하는 것과 같다는 등의 단어를 동원하며 이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업무보고에서도 시의원들은 환경관리공단 설립문제와 외고 지원 문제, 김동식 시장의 신규 공무원 워크샵 동행, 경전철 등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이들 사업가운데는 의회의 예산승인을 받아야만 추진이 가능한 사업들도 있다.

항간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의 목소리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 의원은 의회와 잡행부의 갈등은 집행부에 있다며 노골적으로 집행부와 시장의 처사를 꼬집었다.

“시장이 회기 중 간부공무원과의 공무원 워크 샵 동행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김포에서나 가능한 얘기일 것으로 기관 존중의 예가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집행부는 의회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며 불만을 털어 놓고 의원들은 잘못된 점을 바로 잡겠다고 하는 것이 잘못 됐다면 지방자치제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집행부의 지적에 가치가 없다고 한다.

김포시와 시의회의 관계는 언제부터인가 시정을 이끄는 동반자가 아닌 시정에 걸림돌이 되는 상대로 변해 버린 것 같다.

서로를 존중할 때 신뢰가 쌓인다는 간단한 이치를 모르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