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입신은 내 치마바람으로
우리 아이 입신은 내 치마바람으로
  • 유진희
  • 승인 2005.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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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어린이 회장 선거 과열 눈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관내 각 초등학교가 전교 회장과 반장 선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체험을 통해 민주주의 기본인 선거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기표소를 빌려 주고 있다.

그러나 자녀들의 입신을 위한 치맛바람이 가세하면서 당초 취지는 사라지고 어른들의 이기심에 아이들의 동심만 멍들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관내 한 초등학교 앞.

등교길 아이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학교 회장 선거를 앞두고 학교 게시판에 붙은 선거벽보를 살피며 입후보한 어린이들의 공약과 인물을 점검하고는 저마다 재잘거리고 있다.

널찍한 게시판엔 4절치 크기의 선거용 홍보 포스터가 기성 정치인들의 선거벽보 뺨칠 정도로 화려하게 장식돼 유권자인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들 포스터 가운데는 집에서 엄마 아빠와 가족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음직한 벽보에서 아마추어가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전문가 수준의 손길이 닿음직해 보이는 포스터까지 각양의 포스터가 아이들의 발길을 붙들어 매고 있었다.

한 학부모는 "집에서 만들면 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외부에 제작을 맡기면 사진촬영을 포함해 꾀만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안다"며 "아이들 사이에 경쟁이 있다보니 어른들까지 가세해 순수해야할 아이들 선거도 돈으로 얼룩지는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 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출마한 아이들은 저마다의 선거 공약을 만들어 내는 것 외에 친한 친구를 초청해 집에서 파티를 여는가하면 선물을 나눠 주기도 해 아이들 선거가 기성 정치판 선거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초등학교 선거도 선거관리 규정에 따라 홍보포스터 규격과 매수, 홍보 도우미 인원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 초등학교의 교사는 "이런 것은 전적으로 아이들과 엄마의 재량이지, 사실상 상대후보를 위화감 주는 화려한 포스터에 대해 제재할 세부규칙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학교 선거의 과열방지를 위해 모든 어린이들이 돌아가면서 임원을 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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