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컬럼' 철새의 계절, ‘정치 철새’ 바로 알기
'대표컬럼' 철새의 계절, ‘정치 철새’ 바로 알기
  • 이선복
  • 승인 2005.03.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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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을 위해 먼 길을 날아 왔던 철새들이 다시 떠날 채비를 하는 계절이다.

넉넉한 먹이와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이들 철새들은 수천 km를 날아온다.

목숨까지 빼앗길 위험을 감수하며 이들은 몇날며칠 밤을 새며 따듯한 남쪽 나라를 찾는다.
혹독한 시베리아의 겨울을 피해 지난해 겨울 한강을 찾았던 이들 철새들은 따뜻한 봄이 되면서 떠나 왔던 시베리아로 다시 향한다.

매년 선거 때만 되면 우리는 ‘철새 정치인’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된다.

이미 정치권에선 행정복합도시 특별법이 통과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민련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심대평 충남지사와 대전 염홍철 시장의 탈당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탈당의 명분을 ‘신행정수 건설’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정치적 속셈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야당 자치단체장보다는 여당 단체장이 정책을 수행하거나 추진할 때 아무래도 중앙정부의 지원을 얻기가 유리하고 또, 일하기도 편리할 것이다.

심지사는 3선으로 제한 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내년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들의 탈당 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당 추진설이 더 설득력을 얻는지도 모른다.

이들은 자민련과 한나라당을 정치적 토양으로 성장했다.

여러 미사여구를 동원해 그럴듯한 탈당의 명분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을 키워주고 지켜 준 당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게 친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포에서도 철새 정치인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지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때 누가 어떤 당에 있다가, 어느 당으로 옮겼다거나, 누가 어느 당 공천을 받기 위해 누굴 만나고 열심히 쫓아다닌다거나 또는 눈도장이라도 받아 놓을 요량으로 행사 때마다 얼굴을 내민다는 등의 말이다.

정치가는 혹독한 추위에 먹을 것이 얼어붙어 생존의 위협 때문에 먼 길을 떠나오는 철새와는 다르다.

정치의 바탕은 소신과 분명한 철학이 있어야 된다.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한철을 나는 철새의 이동은 소신과 철학이 아닌 생존 자체에 있다.

먹이를 찾아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는 귀한 손님이다.

이념과 정책의 차이에 따른 정당 대립구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제 살길을 찾아 나서는 ‘정치 철새’들과 그들을 부추기는 집단들로 인해 후진적 정치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 철새들은 결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반드시 기억해 내년 지방선거때 표를 통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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