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공영화는 굴절버스 도입?
버스 공영화는 굴절버스 도입?
  • 권용국
  • 승인 2004.04.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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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시민회관에서 있은 '버스공영화 도입방안'에 대한 주민 공청회는 처음부터 복지형저상버스(굴절버스) 도입을 염두에 둔 공청회라는 착각을 불러오게 했다.

분명한 것은 이날 공청회가 버스 공영화를 통해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2년 1억원을 들여 용역을 의뢰한 공영버스 운영에 대한 연구결과를 궁금해하며 찾은 공청회는 주제 발표가 시작된 지 몇 분이 안 돼 '버스 공영화가 굴절버스 도입'인가라는 의문을 남긴 채 실망감만 안겨 줬다.

첫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교통개발연구원 강상욱박사는 버스 노선부족과 불친절, 배차시간 등 그 동안 언론에서 수차래 지적하고 고발했던 시의 버스 교통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가 일정부분을 민간 회사에 지원하는 버스 공영화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인근 시.군의 사례를 들어 버스 공영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먼저 버스전용차로제(BIS)를 통한 굴절버스 운행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거의 횡포에 가까운 시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경험해 본 시민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버스 공영화의 수단이 굴절버스라는데에는 의문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인교수(서울대학교 지리학)는 교통개발원 강상욱박사의 버스전용차로제 대신, 중앙차로제(BRT)에 대한 설명에 나서면서 지난해 김동식시장이 다녀 온 브라질 꾸르지바시의 예를 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시민들의 버스 이용에 대한 불만 요인이 뭔지를 정확하게 진단하면서도 도로 여건을 감안하지 안은 채 굴절버스 도입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인식할 수 있게 했다는데 있다.

굴절버스 운행방안을 제시했던 교통개발연구원 강상욱박사 역시 시의 도로여건을 감안, 버스전용차로제를 운행여건으로 제시했다.

중앙차선제가 시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가장 적절하게 대처 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버스 전용차로제에 굴절버스를 도입하게 될 경우에는 지난 83년 도로여건 등으로 굴절버스를 시범도입해 운영하다 중단한 서울시의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 서울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굴절버스는 버스 전용차로 구간이 아닌 중앙차선제가 실시되고 있는 일부 지역에 국한돼 운영되고 있다.

중앙차선제가 실시되지 안는 상황에서 굴절버스가 도입 운행된다면 승.하차시 편리함과 한번에 여러 명이 타는 효과, 그리고 이날 공청회에서 어느 교수가 얘기했던 도시마케이팅 차원의 효과밖에는 얻을 게 없을 수 도 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버스 전용차선제를 도입하고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지금 보다 더 지원하고 그 만큼 관리, 감독을 철저히하는게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어는 누군가의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공청회에서 한 시민이 얘기한것 처럼 굴절버스가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송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도로여건이 먼저 개선 되야 할 것이다.

굴절버스 도입만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안으로 믿는 다면, 시는 굴절버스 시범 운행에 앞서 조속히 버스전용차선제와 신호등, 교차로 등의 정비에 나서야 한다.

이날 어느 교수 얘기처럼 5억을 들여 50역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전시 졸속행정으로 행정의 신뢰도를 추락시킬 것인지는 지금부터 시의 몫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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