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이야기-‘스타들의 추락’
방송 이야기-‘스타들의 추락’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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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스타를 꿈꾼다면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스타들의 추락을 보면 이 말이 무색해진다.

최근 수배자와 식사를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해서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직위해제 되고 또 한사람은 사기혐의 지명 수배자에게 위조 면허증을 만들어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두 사람은 잘 알다시피 대표적인 스타급 여경이라는 점에서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 사람은 경찰 역사상 ‘경찰의 별’이라는 최초의 여성 경무관이고 또 한 사람은 군비리 수사를 통해 전현직 장성 5명의 수뢰를 파헤쳐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김우중 전 대우 그룹회장 역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라는 책을 내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지만 41조 규모라는 분식회계와 거액의 재산을 해외에 은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 구속된 상태다.

공든 탑은 실제 무너지지 않지만 그러나 한때 사람들의 우상이었던 스타들의 추락을 볼 때 실제 공을 들여 자기 세계를 쌓았거나 능력을 갖추었거나 노력한 사람들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최근 방송가를 비롯한 연예계에는 하루살이 스타, 반짝 스타, 벼락 스타, 냄비 스타, 물거품 스타 등등 인기인의 실상을 가리키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스타답지 않은 사람이 반짝 인기를 누리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알고 보면 인기는 어쩌면 물거품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리기 일쑤고, 사건이 벌어지면 실망과 배신감으로 변해버린다. 어느 날 치솟았던 주가가 한 순간에 일장춘몽, 한갓 꿈에 지나지 않는 일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누구나 잘 아는 작곡가 신중현의 겨우 마리화나를 피웠다고 해서 서대문 구치소에 갇혔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인기가 추락했다. 한때 자선사업으로 인기와 명예를 누렸던 이상룡씨의 경우도 98년 11월경 <추적 60분>에서 기부금 유용이 보도됨으로써 낙인이 찍혔다. 2001년1월 인기 탤런트 황수정 역시 마약 복용으로 홍역을 치뤘다.

물론 스타의 추락은 매스컴의 여론 재판식 융단 폭격도 문제지만 원인 제공자로서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다.
 예진 아씨로서 고전적인 이미지가 오히려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지금도 컴백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지만 팬들은 아직도 절대불가, 시기상조 등 반대여론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유는 뉘우치는 태도가 믿을 수가 없고 마약, 문란한 성관계, 가정파탄 등 죄질(?)이 나쁘다는 것이다.

스타의 추락은 살 빼기 기만극(?)이라는 질타 속에 추락한 이영자와 섹스 비디오 파문을 일으킨 O양 비디오 주인공과 B양 비디오 주인공 등 당시 인기 절정의 스타들도 치명상을 입었다. 뺑소니 사건과 종군 위안부 누드 사건 등의 이승연의 경우도 그녀의 인기를 추락하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열거할 수 있는 스캔들은 수없이 많다.

스타와 연관된 스캔들에서 언제나 똑같이 반복되는 것은 처음에는 완강하게 사실을 부인하고 제소 운운 하다가 말을 바꾸고 급하면 눈물로 호소하며 마무리를 짓는 일정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언제나 모든 스캔들은 사실로 결론이 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은 스타들 세계에서 보면 진리다. 지금까지 루머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드물다.

스타의 스캔들은 물론 인기에 치명적이다.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충격이 분노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스타는 보이는 것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아름답다거나 우상이 될 이유가 전혀 없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스캔들 속의 얼굴이 실제 그들의 참모습일 수가 있는데 그것을 보고 실망을 한다는 자체가 우습지 않은가.

코미디계 황제로 일컬어지던 이주일씨가 유명을 달리한 지 3년이 되고 있다. 사망 당시 매스컴과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은 것 같지가 않다. 그만큼 사람들은 잘 잊고 곧 망각한다.

일년 동안 영화, 방송을 통해 수백 명의 연예인들이 데뷔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모, 이미지로만 선발된다. 자생력이 있을만한 풍토가 아니다. 61년 12월31일 KBS 개국과 함께 출발한 탤런트 김혜자나, 가수 이미자, 나훈아 등 생명력이 긴 스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최근 탤런트 전운, 김순철, 김진해 등이 세상을 떠났다. <제국의 아침> 등에 출연했던 김흥기 역시 뇌출혈로 쓰러진 후 자신의 집에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모두 중견 연기자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인물들이 세상을 달리하거나 의식불명 상태라서 아쉬움이 더 크다.

연예계든, 사회 각계든 우리 주변에는 건달처럼 말만 번지르르 하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지도급 인사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다. 스타 아닌 스타가 행세하는 경우도 많다. 물거품, 냄비 스타 소리를 듣는 인물들이 몸값만 부풀리는 일도 적지 않다.

진정한 스타를 꿈꾼다면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주위를 실망시키지 말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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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부산일보 서울지사 취재기자와 KBS 홍보실에 근무했으며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주간 불교>에 ‘선재동자의 남도 삼천리’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도 이제 스타’, ‘아버지가 딸에게 꼭하고 싶은 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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