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영화 ‘닥터 지바고’
영화이야기-영화 ‘닥터 지바고’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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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소련의 시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정치적 압력으로 노벨문학상 거부했던 작품' 
'1965년 소피아 로렌의 남편 데이비드 린 감독이 영화로 제작… 아름다운 영상 인상적'

권력자들은 종교, 국가, 미풍양속을 거슬린다고 검열로 많은 영화, 책들을 막아 시민의 알고 볼 권리를 차단했다. 권력자들은 주류의 가치체계를 뒤흔들고 권력의 기반을 침식한다는 이유로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영화, 책이라는 낙인을 찍어 예술가의 창조적 생명을 주저없이 끊었다.

사람들은 금지하면 할수록 더 많이 갈망한다. 1980년대에 들어선 제5공화국은 검열로 언론, 영화, 방송을 장악하여 권력자 입맛에 따라 제재를 했다. 한국영화의 검열에 대한 근본적인 저항은 대부분 충무로보다는 독립영화 진영에서 터져 나왔다. <파랑새> <부활하는 산하> <오 꿈의 나라> <파업전야> 등이 대표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인들은 표현의 자유마저 박탈당하여 암울한 시기였다. 검열로부터 표현의 자유, 볼 권리가 군부의 군화발에 짓밟혔다. 검열 받은 영화, 책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며 낡은 사회를 뒤엎고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가게 한다. 권력자들이 진저리를 치고 광분하는 것도 그들의 처지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도 금서였나 싶을 정도로 생각이 들게 하는 책들이 있다. <성서>와 <코란>도 금서였고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조지 오월의 <1984>,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도 금서였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금서였던 <닥터 지바고>가 영화로 제작돼 볼 수 있어 너무나 기뻤다. 그냥 영화가 아니라 명작이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소련의 시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정치적인 압력으로 거부해야만 했던 1958년 노벨문학상 원작 소설 <닥터 지바고>를 영화화한 것으로, 러시아 수정 자본주의 혁명이라는 대로망이 전개되는 이 작품은 이태리의 국제적인 프로듀서 카를로 폰티(소피아 로렌의 남편)가 제작해 스페인의 마드리드 근교의 과다하라 평원에서 올로케이션 했다. 아카데미 각본-촬영-미술-의상-음악상 등 5개 부분을 석권했다.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Yuri 오마 샤리프 분)는 그로메코가(家)에 입양돼 성장한다. 그는 1912년 어느 겨울 밤, 크렘린 궁성 앞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기마병에게 살해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후 그는 사회의 여러 뒷면들을 접하게 되고, 의학을 공부해 빈곤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꿈꾼다.

그는 그로메코가의 고명딸 토냐(Tonya 제랄린 채플린 분)와 장래를 약속하면서 열심히 의학실습에 몰두하는데 운명의 여인 라라(Lara 줄리 크리스티 분)와 마주친다.
그녀는 어머니의 정부 코마로프스키(Komarovsky: 로드 스테이거 분)에게 정조를 빼앗기자 사교계의 크리스마스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방아쇠를 당겨 총상을 입힌다. 유리는 다시 한번 이 여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나 라라에게는 혁명가 파샤(Pasha/Strelnikov 톰 카우트네이 분)라는 연인이 있었다.

 1914년 1차대전이 일어나고 군의관으로 참전한 그는 우연히 종군 간호부로 변신한 라라와 반갑게 해후한다. 1917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제일 먼저 숙청될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는 우랄 산맥의 오지 바리끼노로 숨어든다. 궁핍하지만 평화가 감도는 전원 생활을 보내다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시내 도서관을 찾은 그는 우연히 그 근처로 이주해온 라라와 다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유리는 라라와 토냐 사이를 오가면서 이중 밀회를 지속한다. 그뒤 빨치산에 잡혀 강제 입산을 당한 유리는 천신만고 끝에 탈출하여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전차에서 내리는 라라를 보고 황급히 뛰어가다 심장마비로 절명한다. 이것도 모르는 라라는 내란 통에 잃어버린 유리와의 사이에서 난 딸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를 살다가 간 어느 시인의 파란만장한 삶, 사랑, 죽음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린 장편소설이다.

1917년 3월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은 러시아인들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금세기 최대의 사건이었다. 그 시절을 살았던 러시아인들은 모두 피할 길 없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들어갔으며 그 와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단 하나뿐인 목숨과 사랑을 잃었다.

<닥터 지바고>는 1965년 데이비드 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아라비아 로렌스>, <인도로 가는 길>을 감독한 데이비드 린의 작품답게 <닥터 지바고>는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지바고가 사투를 벌이며 걸어가는 눈내리는 대설원조차도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 같았다. 모스크바로 돌아가 거리를 헤매던 지바고가 우연히 라라가 탄 차를 발견하고 뒤쫓아가다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징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최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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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최주철(동양스포츠센터 대표)은 현재 전국 건전한스포츠문화조성연대(sportsculture.net)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호주 시드니 KVB예술대학 영상학과과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언론학 석사)을 졸업하고 ㈜우방 엔터테인먼트 영화프로듀서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광고프로듀서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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