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호주에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이야기-‘호주에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다'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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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해외시장 공략은 탄탄한 배급망 확보와 독창적 시나리오'

호주의 문화는 다양한 요소를 혼합하고 있다. 토착민들의 유산과 영국 식민지들의 역사, 세계 여러나라의 이민을 차별없이 받아들이는 민주주의 사회의 가치가 혼재돼 있다. 이러한 결과로 국제적인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호주 문화로 유입되고, 호주 안에서 각 문화가 경쟁과 상충하는 과정들이 예술에서 표현되고 있다. 다양한 예술이 유입되고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영화’다.

외국의 영화사들은 호주를 자신들의 영화를 촬영하고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기에 적절하고 비용이 덜 드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으며, 1998년 문을 연 시드니의 폭스 스튜디오는 호주의 세계적인 명성과 제작 조건을 향상시켰다. 배급업자들은 다원화 문화를 가진 호주인에게 다양한 영화 배급으로 수익창출을 노리고 있고 한국 영화도 호주영화 시장 공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호주에서 상업적인 극장 개봉을 한 마지막 한국영화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로 지난 2001년에 개봉했다.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 왔다는 것 때문이기보다 성적인 주제 때문에 나타난 것이었고, 영화는 호주에서 흥행실적이 좋지 않았다. 마켓팅의 부재와 제대로 된 배급망이 없었기에 흥행을 바라는 것은 로또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어권인 호주인들은 자막(subtitle)과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동양인을 보면 일본인, 중국인으로 알지 한국사람으로 알아 주지 않는다. 88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세계속에 한국이라고 생각 할 수 있으나 아직도 코리아 단어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1992년 처음 호주에 왔을 때 호주 청년은 보자 마자 일본말로 뭔가를 물어 보았다. 호주에 와서 처음 들은 언어가 영어도 아니고 일본어였다. 역시 일본은 경제 강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도로에 달리는 차를 보니 도요타, 혼다, 니산 등 일본 차가 반 이상이었다. 하기사 경제 강국이라 생가하다 보니 보이는 것이 없어 독도를 일본 땅으로 우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999년 시드니올림픽 광고 일 때문에 시드니를 방문했을 때 한국 대기업의 광고와 시드니올림픽 후원업체로 배너광고가 시드니 도로를 포장했을 때 호주인들은 한국을 다시 보고, 한국문화를 알고 싶어 했고,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져 주었다. ‘과연 한국 영화가 눈만 뜨면 영화를 접하는 호주인에게 얼마나 매혹적이고 흥행 요소가 있을까’ 내 자신에게 반문을 해 보았다.
영화 <쉬리>를 시작으로 일련의 소규모 회사들이 시드니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한국영화를 마케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성공을 되풀이하려는 소규모 회사의 수가 배로 늘어나면서 수익은 감소했다. 또한 한국어를 하는 호주인들은 큰 스크린(해적판 비디오나 DVD가 아닌)에서 영화를 보는 새로운 즐거움도 곧 잊어버렸다. 이런 어떤 것도 호주에서 한국어를 못하는 관객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반 호주인이라면 한국에 영화산업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것이다.

호주인이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통로- 호주의 3대 영화제'

그래서 한국어를 못하는 호주인이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주된 기회는 영화제를 통해서다. 확실히 제일 많이 한국계 인구가 있음에도, 시드니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호주의 3대 영화제 중 열정이 제일 저조한 편이었다.

브리스베인 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밍은 항상 아시아 영향이 강한 편이었고, 멜버른 국제영화제 역시 한국영화를 아주 잘 나타냈다. 2004년 시드니 영화제는 6월11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됐고,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해 <살인의 추억>,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바람난 가족>, 그리고 옴니버스 영화 <여섯개의 시선>을 상영했다.

브리스베인 국제영화제(7월27일∼8월8일)는 올해 <바람난 가족>과 <사마리아>를 상영했고, 다큐멘터리 <송환>을 상영했다.

지난 몇년간 그래왔듯이 호주에서 한국영화의 주요 쇼케이스는 멜버른 국제영화제(7월21일∼8월8일)였다. 이 도시에서 볼 수 있는 한국영화의 메뉴는 훨씬 더 풍부했다. 영화제는 김기덕 감독의 마지막 두 작품 <봄 여름…>과 <사마리아>와 함께 최근 칸 수상작 <올드 보이>와 <바람난 가족>, <내츄럴 시티>, <실미도>, <장화, 홍련>,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살인의 추억>, <청풍명월>, <여섯개의 시선> 등을 상영했다.

한국영화를 선보이는 또 다른 호주 영화제는 시드니의 아시아태평양 영화제다. 나머지 3곳 보다 훨씬 작은 영화제지만, 시드니 아시아태평양 영화제는 2000년도 첫 영화제 개막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상영했을 때부터 항상 강하게 한국에 포커스를 맞춰왔다.

'한국영화와 호주 관객 사이에는 접점이 필요'

한국영화가 호주 영화제 순회로 호주 관객들의 관심을 자극하려면, 일종의 ‘교차로’ 같은 요소가 요구된다. 무엇인가 이국적일 만큼 다르면서도 모든 경계를 초월할 만큼 정서적인 힘이 필요하다고 본다.

호주인들은 영상과 아주 친밀하다. 주말에 보는 주말명화, 토요명화가 다 였던 한국과 달리 저녁 8시30분만 되면 아주 편히 헐리우드영화, 유럽영화, 아시아 영화 등을 입맛에 맞게 골라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 했지만 문화와 언어의 차이 또한 자막에 익숙하지 않은 호주인들은 한국 영화를 관람한다는 것은 매니아 외에 드문 일이다. 독특한 소재로 창조적인 한국 영화가 한번 호주에서 크게 히트칠 날을 기다려 본다./최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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