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김동식 시장을 만났던 사람마다 하는 얘기 중에 하나는 김시장이 '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말은 의사표현의 수단인 동시에 말하는
사람의 생각과 철학 그리고 지식 정도를 담고 있다.
때문에 친구 혹은 가족간의 사적인 얘기자리가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식사회에 접어들면서 말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만이 갖는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스피치나 대중연설 강좌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기를 대중에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에게 '모여 있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청중을 압도하는 연설에도 진실성이 없으면 그 것은 한낱 무대에선 배우가 수많은 관중 앞에서 박수갈채를 받으며 독백처럼 외처 대는
대사에 불과할 뿐이다.
경실련의 경전철 관련 토론회를 보이콧했던 김동식 시장이 몇몇 시청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1일 김포포럼이 주최한 2회 포럼에 참석해 1시간 20여분 동안 시정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신도시와 양곡. 마송택지개발, 양촌과 항공산업단지에서 경전철 문제 그리고 도시재정비 사업 등 10여 가지 정도의 시정현안과 외고와 덕포진 일대 관광지 조성, 신도시확대 문제 등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김시장은 머뭇거림 없이 일사천리로 설명해 나갔다.
쌀 문제와 관련한 농민대책에 대해서만 말을 아꼈을 뿐, 김시장은 설명 내내 차분하면서도 빠른 어조로 말을 이어가며 다른 생각의 틈을 주지 않았다.
연설 중간 중간에는 공무원에 대한 격려의 이야기와 함께 참석한 시의회 의원들에 대한 얘기까지 곁들이는 여유도 보여 줬다. 이 같은 모습 뒤에 한두 가지도 아닌 방대한 시정 현안을 꿰차고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 보였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서 기자는 '안되는 게 없겠구나.'라는 생각과 '말 잘한다'는 얘기가 틀린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4년 넘게 시정을 이끌면서 듣고 말한 얘기인데 말을 못하면 오히려 더 이상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포럼참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말 잘하는 사람보다 정직하고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좋은 지도자'라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머리를 스쳤다. 말 잘하는 것과 일 잘하는 것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예기일 것이다.
그냥 지나가는길에 한번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