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이야기―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스크린 이야기―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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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근절은 학생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세심한 관심이 필요'

   

폭력영화가 지나쳐 청소년의 심성을 황폐화 시킨다고 난리다. 폭력적인 영상물은 청소년들의 반사회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억지가 아님을 알고 있다.

엉뚱하고 뜬금없는 대책일지 아니면 현실적인 대책일지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폭력영화를 규제하겠다는 발상에 벌써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치열하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학교폭력 대책의 하나로 ‘교복 차림 폭력영화’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에 ‘정치를 못해서 아이들이 사지로 내몰리는데 그걸 왜 영화에서 원인을 찾는지 모르겠다’는 네티즌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에 영화계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과 ‘폭력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영화는 규제돼야 마땅하다’, ‘덮어놓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방종이다’ 등의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구>,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교복 입은 학생들의 폭력은 청소년에게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폭력영화 규제를 한다면 그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이며, 어디까지 창작의 자유라고 판단할 것인지 참 애매하기 짝이 없다.

영화속의 폭력의 표현 여부를 제작자나 연출자의 가치관에 의존한다면 그들은 당연히 교육적인 잣대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 마케팅을 위해 보다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을 것이다.

<두사부일체>,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 <미스터 소크라테스> 등 폭력물이 쏟아져 나오고 게임이나 TV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 광고, 게임, 영상 내용물을 법이나 제도로 규제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성이 있고 목적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시장원리에 충실한 자본주의 국가에서 상업적 목적을 위한 영상물을 규제로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까?.

며칠 전 필자는 <미스터 소크라테스>영화를 봤다. 30대이기에 폭력적인 영화를 본다고 따라 할 나이는 아니지만 끔찍하고 잔인한 영상, 언어폭력에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아무리 코미디 장르에서 에피소드라지만 통쾌한 웃음과 쾌감보다는 패싸움, 야구 방망이를 사용한 폭력장면은 모방 심리를 자극할 수 있었다. TV, 영화, PC 등의 영상매체에서 접할 수 있는 폭력과 성적인 표현은 상상을 초월한다.

주인공 구동혁(김래원)은 취객을 사정없이 발길질하고, 지하철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잔소리에 담배를 입에 넣어 끄고 질근질근 씹는 모습, 자기를 못살게 구는 사람은 반드시 복수를 하는 악질 양아치 캐릭터이다. <어린 신부>, <옥탑방 고양이>에서 보여준 꽃미남 역할이 아니라 양아치 표본이 된 그의 연기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소비문화가 풍성해질수록 이른바 ‘3S(Sex·Screen·Sports)’를 만끽하려는 분위가 조성되고 있다. 주5일 근무에 남은 시간에 즐기는 오락중에 영화, 스포츠는 한 부분을 찾지 하고 있다. 섹스, 영화, 스포츠는 삶의 활력소이며 산소같은 존재라고들 한다.

영화는 영상세대 청소년에게 꿈을 줄 수 있다. 필자도 어릴 때 폭력이든 성인물이든 닥치는대로 영화를 봤다.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영화에서 받은 영향은 컸을 것이다. 다양한 간접 체험과 풍부한 상상을 할 수 있었고 너무나 좋아했던 영화로부터 지식과 사회를 배웠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폭력 묘사 만화 때문에 만화방에 가면 불량한 학생이라고 몰아붙이고 극장에 가서 폭력영화 보지 말라고 강압적으로 한다고 하여 학교 폭력이 근절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에 시달려 자살하는 현실에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나친 규제가 창작의 자유를 해친다는 여론과, 영화라도 폭력을 미화하고 동경하게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는 여론이 팽배하게 맞서 있어 합의점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은 것같다.

청소년을 생각하면 영상에 비치는 언어, 성, 집단폭력은 규제돼야 하며 영상 연출, 제작자는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같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최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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