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게 안잡혀 어민 울상
봄꽃게 안잡혀 어민 울상
  • 권용국
  • 승인 200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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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으면 출어에 나서는 배마다 수십kg 정도의 꽃게를 잡았는데 전혀 잡히지가 않아요'

대명어촌계원(대곶면 대명리)들이 꽃게철을 맞고도 꽃게가 잡히지 않아 울상이다.

현재 대명어촌계에는 40여가구에서 34척이 연안조업을 통해 꽃게를 잡고 있다.

이들 어민들은 매년 3월부터 6월말까 대명포구에서 50마일 해상 앞바다인 덕적도와 초지도 인근에서 꽃게를 잡아 년간 배 한척당 5t정도의 꽃게를 잡아 왔다.

어민 주원범씨(54.대명리)는 "예년에는 전문 꽃게잡이 배가 아니더라도 배당 10kg 정도의 꽃게를 수확했는데 올해는 전문 꽃게 잡이 배인 유자망 어선들도 하루 조업량이 4~5kg 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이들 어민들이 잡아오는 꽃게를 파는 대명포구 어시장에서도 꽃게를 구경하기 어렵다.

상인 이모씨(여.38)는 "봄 꽃게철인 요즘 같은 때에는 꽃게를 사러오는 사람들이 줄을 설정도였는데 요즘에는 꽃게가 없다보니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꽃게 구경하기가 어렵다보니 꽃게 가격도 지난해보다 5천원 정도 비싼 kg당 4만5천원에서 5만원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어촌계의 한 어민은 "꽃게가 나오질 않아 요즘에는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며 "바다에 나가더라도 잡어 정도만 잡혀 봄 꽃게 잡이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꽃게 수확이 예년에 비해 저조한 것은 꽃게 어장인 서해 덕적도 인근인 옹진반도 인근의 바닷모래 채취로 인해 꽃게의 산란장이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대명어촌계 어민들이 꽃게 잡이에 나서는 덕적도 인근 옹진군 지역에서는 매년 수도권 공급량의 70%에 달하는 2천만㎥ 정도의 바닷모래가 채취되고 있다.

또, 어민들은 모래채취외에 지난해 가을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어선들의 '싹쓸이 조업'도 꽃게 고갈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명희어촌계장은"7월부터 8월말까지는 꽃게 포획금지기간이어서 꽃게 조업에 나설 수 없어 어민들의 피해가 크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며 꽃게 어족자원이 고갈될 수밖에 없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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