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세계를 꿈꾸는 중국을 본다!
가을의 문턱에서 세계를 꿈꾸는 중국을 본다!
  • 김포데일리
  • 승인 2006.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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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하늘의  맑고 예쁜 구름의 모습이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하는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을 꿈꿀 수 있음에 감사한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들판의 모습은 알알이 풍성한 결실을 맺어 더욱 풍성함을 선물하고 있음에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새 잎이 돋을 때가 엊그제 였던것 같은 데 꽃이 피고 져서 이제 수확의 기쁨을 주는 자연에 머리숙여짐은 그저 반복되는 삶으로 이어지는게 아님을 새삼 깨닫게 한다.
바쁘게 오가는 자동차들의 행렬을 뒤로 하고 들판에 내려서니 그저 바라볼 수 있는  자연이 아닌, 넓은 품에 안긴 것 같은 풍족한 자연에 행복함이 밀려왔다.

이제 사십 중반에 서서 바라보는 자연이 그저 나와 같이 동행하는 것이라 생각하니 세월의 흐름에 역행해서는 안될 것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갔다. 자연의 산물은 인간이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건만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에 부족한 것일까?

지난 달, 우연히 중국땅을 밟게 되어 만리장성에 오르니 굽이굽이  펼쳐진 산등성이는 끝이 없이 전개되어 혀를 내두르게 했다. 세계인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명소라서인지  부딪침에 덥고 짜증은 났으나 불가사의라는 한마디로 설명하는 그 곳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동,서양인 할 것 없이 만리장성의 위대함에 방문을 마다하지 않고 왔을텐데 6700키로에 이르는 성벽으로 팔달령과 모전곡 장성 등 일부만 공개되어 있는 높이 8m 폭 6m 의 장성은 중국인의 긍지를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현대의 발전된 기계가 동반된 관광으로 케이블카 없이 만리장성을 오른다면 아마도 며칠은 걸릴 것 같았다. 끝없이 펼쳐진 산과 장성은 흐린 날씨 탓으로 멀리 볼 수는 없었으나 작은 우리나라와 많이 비교가 되었다.
그 넓은 땅에서 그 많은 인구가 갑자기 두려워짐은 어떤 연유인지 까닭없이 내 모습을 위축되게 하고 있었다.

중국인들은 선조들의 생활상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살지 자못 궁금했다. 어떤 생각이 들까?
만리장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용경협이란 협곡이 있는데 바위산들을 묶어 댐을 만든 곳으로 배를 타고 한 시간을 도는데 다시 한 번 중국인들의 생각에 머리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인공 폭포를 만들고 굴을 만들어 에스컬레이터를 깔아 수면 위로 오르게 한 그 곳 역시 만리장성 못지 않은 볼 것을 주었다.

진시황이 만들었다는 이화원도 볼만한 곳으로 서태후가 해경 1년 경비인 3천만냥을 들여 복원한 그 곳은 만수산과 곤명호로 이루어져 있었다. 평지에 호수를 파 산을 만들어 궁을 짓고 배를 띄워 놀았다는데 그 거대함이, 땅의 넓음에 사치스러움이 극에 달한 것처럼 느껴졌다.


곤명호에서 각 나라 사람들의 즐기는 그 모습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이었다. 뱃놀이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천안문 광장에 도착하니 또다른 모습으로의 중국이 보였다. 넓은 광장은 여러 모양의 사람들이 제각기 느낄 것을 느끼고 있는 듯 하였고, 외국인 보다는 자국인이 더 많아 보였다. 광장을 걸으며 생각나는 것은 천안문 사태만이 떠올랐다.

모택동 주석의 사진이 걸려있는 곳을 지나 자금성을 바라보니 구중궁궐이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9999 칸의 방은 다 보고 올 수도 없었으나 열 두개의 성곽을 지나야 하는 거리는 두 다리를 아프게 하고도 남았다. 자금성 내에서는 탈 것도 없기에 걸어서 통과해야 하는데 통과하며 중얼거린 말은 이 안에서 민생고를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였다. 거대함에 놀라고 사치스러움에 한 번 더 놀라고 나니 우리나라 정치에 연민의 정이 솟아났다.

각 도로는, 2차선 도로는 보기 드물 만큼이고 어지간하면 4차선에 충분한 이면도로 자전거도로와 인도 역시 너무 넓어서 차들이 주차하고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도시, 신호등은 어기기 위해서 있는 거라며 중앙선 침범도 마다하지 않고 사람과 차와 자전거가 어우러져 있는 것을 보며 절대로 중국에서 운전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사고가 나면 외국인 잘못으로 하는게 퍼센테이지를 먹일 수 없다고 하였다.

내 어릴 때를 기억나게 하는 연태라는 도시의 하루 일과는 사설 유치원의 음악 소리를 들으며 시작되었다.

땅이 넓어 심어 놓고 거두는 과일, 야채들이 형편없음에도 약도 제대로 치지 않고 되는 대로 거두어 내다 팔다보니 제대로 된 과일이 드물었고 야채 역시 손이 가지 않았다. 대충 기름에 튀겨 먹다 보니 주방 문화도 우리와는 많이 달랐다.

중국돈 10원짜리 수박은 아삭아삭 너무 맛이 있었다. 포도, 리찌, 사과, 복숭아 알은 작고 신맛에 벌레는 있었으나 약을 치지 않는다는 말에 호감이 갔다.

작은 땅에서 많은 것을 수확해야 하는 우리와는 애당초 비교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땅이 넓어 굳이 많은 것을 수확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김포들녁에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있노라니 꽉찬 듯한 들판은 왠지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좁은 땅에서의 삶이 각박한 우리의 삶을 더욱 몰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가을의 풍성함에 내 마음이 넉넉하듯 우리 모두의 마음이 훈훈해지는 넉넉함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작은 나라의 우리의 위치는 결코 작지 만은 않기에 위축되지 않고 앞을 향해 간다면 땅을 넓혀 갈 순 없어도 우리의 정신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노덕례 자유기고가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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