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반투위 '6월 상경 시위'-1보
신도시반투위 '6월 상경 시위'-1보
  • 권용국
  • 승인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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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발표, 주민간의 갈등과 반목, 정책의 불신만 초래
1일 오전 9시. 북변동 김포시외버스터미널.

80년대 운동권 노래‘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포신도시건설 반대를 주장하는 장기동과 양촌, 마송지역 주민들이 속속 몰려들기 시작했다.

핸드마이크에서 울려 나오는 '신도시 백지화'의 연호에 따라 이들 주민들은 미리 준비해 온 주민들의 절규가 담긴 만장과 프랫카드 등의 시위용품을 대기하고 있던 트럭에 실은 뒤 10여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국방부와 건설교통부 상경 시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정부의 김포 신도시 발표 이후 20여번째 계속된 상경시위다.

이 시위에는 신도시 편입지역인 장기동과 양촌면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택지개발을 앞두고 있는 통진면 마송지역 주민들도 함께 했다.

머리에 '신도시 백지화' 글귀가 적힌 붉은 띠를 두른 채 버스에 오른 한 주민은 "서민주거 안정이란 허울뿐이다. 신도시는 서민 주거안정이 아니라 돈 있는 자의 기대와 꿈만 부풀게 하고 있다"며 "주민생존권을 말살하는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국민 모두가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한지 1년이 조금 지났다.

하지만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김포의 현실은 주민간의 갈등과 반목, 정부 정책의 불신만 불러 왔을 뿐 바뀐 게 하나도 없다.

변한 것이 있다면 평생 농사만 짖고 살아 왔던 편입지역 주민들이 투사가 됐다는 것.

그리고 평온했던 농촌 마을 이 곳 저 곳에 생존권 사수를 위한 주민들의 피맺힌 절규가 담겨진 프랫카드가 요새처럼 둘러쳐진 것 뿐 변한 게 없다.

거리에서 또는 마을 동네 어귀에서 바람에 나 붓기는 주민들의 절규는 비바람을 맞으며 1년을 버텨 왔다.

그러나 정작 이들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대변해 야할 시와 건설교통부는 아무런 말이 없다.

처음 신도시 발표가 있은 후 시는 마치 '하기 어려운 큰 사업을 따낸 것처럼' 자랑스러워하며 건설교통부 관계자들을 불러 주민설명회도 열고 신도시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홍보에도 주력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금방이라도 신도시가 건설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던 시는 정부의 신도시 스케줄조차 함구하고 있다.

아니 함구가 아니라 신도시 건설은 이제 정부의 몫이라도 돼 듯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신도시 발표 후 있을 예정이었던 지구지정이 언론을 통해 발표만 있을 뿐 수차래 연기되고 있다.

정책에 책임져야 할 정부는 물론 신도시 개발을 유치했다고 공을 인정해 달라는 시청 역시 앞으로의 신도시 개발 계획에 대해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선 갖가지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신도시가 백지화된다'는 얘기에서부터 '다음달 지구지정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그리고 '국방부 협의가 끝나고 대통령의 재가만 남아 있다' 또는 '조건부로 된다'는 등등의 확인되지 않은 설이 지역 사회를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

신도시를 유치한 시는 분명히 주민들을 위해 정확한 얘기를 그리고 정보를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날 주민들은 이런 답답한 마음을 안고 국방부와 건설교통부가 있는 과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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