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 바닥, 물러설 곳이 없다
지역경기 바닥, 물러설 곳이 없다
  • 권용국
  • 승인 200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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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제한 조치' 완화 등의 방안 마련 절실
지난 24일 오후 8시.

사우동 원마트 맞은 편 두손빌딩에서 나리병원간 주상복합건물을 따라 들어선 '먹자골목'

이맘때 시간이면 늘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북적대던 이 곳의 거리가 예전 같지 않다.

다음달부터 일방통행제에 들어갈 이 곳 상가 도로에는 일방통행제 실시를 알리는 현수막이 썰렁한 도로 위에 나 붙은 채 길을 걸어가는 행인들만 간혹 눈에 띌 정도였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상가에는 손님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가게 안이 비어 있었다.

그래도 손님이 있을 것 같은 상가의 창문 안으로 들여다 본 가게 안은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종업원인 듯한 아주머니가 테이블에 팔을 기댄 채 TV를 보는데 열심이었고 손님들로 채워질 테이블은 빈자리 그대로 였다.

이 곳을 조금 지나 손맛이 좋기로 소문난 또 다른 가계.

손님들로 북적대던 이 곳도 20여 개의 테이블 가운데 고작 5개 정도에만 손님이 앉아 있었을 뿐이다.

이 가게 주인은 "최근 들어 손님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매상도 평소의 3/1 수준"이라며 "인근의 가게는 몇일째 문을 닫아 논 가계도 있어 이러다가는 올 여름을 못 넘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쉈다.

이 같은 먹자골목의 분위기를 얘기라도 해 주 듯 원마트 앞 도로변으로 늘어선 부동산에는 점포 임대에 나선 가게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이 곳에 상가가 형성되면서 문을 연 한 부동산 중계업소의 관계자는 "경기가 너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오는 손님마다 가게를 빨리 빼달라고 하지만 점포를 찾는 사람마저 없어 오히려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북변단지내 먹자골목.

어둠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한 이 곳의 상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예 문을 닫거나 가게문을 열어 논 곳도 한 두 테이블 정도에만 손님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 곳은 사우단지 먹자골목이 만들어서지면서 매출 감소가 이어졌지만 그래도 주머니가 가벼운 단골 손님들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외식장소로 이용되면서 김포의 대표적 먹자골목의 체면을 유지해 왔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역시 이 곳 점포들의 임대 소개로 가게를 운영해 나가고 있는 이 곳 부동산에도 상가 임대를 기다리는 물건이 넘치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의 바닥경기가 최악의 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내수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김포지역의 바닥경기는 지난해 신도시 발표 이후 잇따라 내려진 건축제한 등의 각종 행위제한조치와 투지지역지정 등에 따른 파급 효과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해 신도시 발표 이후 행위제한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의 시에 접수된 각종 개발행위허가 신청 건수는 542건으로 행위제한 조치 이전 1천659건 보다 70% 이상 감소했다.

이는 국내내수 시장침체에 따른 경기침체의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5~8월까지 통계로 최근의 경기침체가 원인이라는 지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신도시 발표 이후의 개발행위제한 조치와 투기지역 지정이 이어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건설업이다.

한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건설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라며"신도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으면 시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행위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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