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지정 관련, 주민설명회 무산

범대위, 주민 합의 없는 습지보호지역 반대

2005-07-21     권용국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앞두고 김포시 여성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환경부의 주민설명회가 습지보호지역 반대 범시민대책위(이하 범대위)의 반발에 무산됐다.

범대위 소속 회원 4백여 명은 21일 오전 9시 12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김포시청 정문 앞 광장에 모여 '지역개발 규제하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정문을 봉쇄한 채 집단농성에 들어갔다.


이러자 강당에 앉아 있던 반대 측 범대위 주민들은 '줄 것을 주고 하면 반대도 안한다.', '너희 땅에다 습지 지정하라!' 등의 야유를 퍼부으며 설명회 개최요구에 맞섰다.

이러기를 30여분이 지나  환경부 관계자와 부시장 등 시 관계자가 설명회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자 범대위 주민 60여명이 단상을 점거, 설명회 강행에 실력저지로 맞서며 설명회 강행과 중단의 공방을 이어갔다.

환경부 관계자는 "설명회는 말 그대로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설명을 들이고 주민의견을 듣는 자리 일뿐"이라며 설명회 개최를 요구하자 범대위 주민들은 “김포시민 피해와 지역발전 저해를 불러오는 습지보호지역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이후, 임병준 김포시청 환경과장이 설명회 시작을 위해 마이크를 잡자,  범대위 일부 주민들이 마이크를 빼앗기 위해 달려드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조형묵 공동대표가 환경부 관계자와 설명회를 연기하자고 합의했다는 발표와 환경부 관계자가 자리를 떠나기 전까지 이어졌고 석지관 스님이 이 과정에서 범대위측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팔이 빠진 상태에서 넘어지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석지관 스님은 출동한 119에 의해 관내병원으로 후송된 뒤 입원중에 있다.

환경부 자연보존국장은 "주민들에게 습지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차단되고 있어 뭔가 크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범대위가 합의를 통해 다시 설명회를 개최키로 약속한 만큼,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습지에 대한 주민이해와 함께 한강하구를 생태관광 명소로 발전시켜 동·식물전시관, 교육관, 환경교육센터 등 자연학습시설과 생태공원, 야생조수 탐사대, 자연관찰로 등 생태탐방시설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도 제시할 계획이었다.

   
   
▶조형묵 범대위 공동대표와 환경부 진득환사무관이 설명회 개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