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의 인사원칙과 코드 인사’

2005-08-18     권용국

김동식 시장의 코드인사 후유증이 공직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있다.
연휴가 끝난 지난 17일 시청에서 만난 한 직원은 "전체적으로 축하해야할 사람보다 위로해야 할 사람이 많은 상황인데 분위기가 예전 같겠느냐"며 인사 이후의 공직분위기를 전했다.

민선 3기 들어 두 번째로 승진인사 폭이 컸던 이번 인사의 승진규모는 4급(서기관) 1명과 5급(사무관) 4명, 6급 (주사) 12명 등 17명.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승진 인사는 전체적으로 연공서열이 무시된 직급별로 배수를 몇 단계씩 뛰어 넘는 발탁인사로 채워졌다.

경쟁력을 갖춘 조직을 갖추기 위해 자극제로 어느 정도의 발탁인사는 필요하다.
그러나 주사 급을 제외한 이번 발탁인사의 면면을 뜯어보면 행정서비스 극대화를 위한 조직혁신차원이라기 보다는 충성도에 따른 인사권자 측근 챙기기 인상이 짖다.
당연히 막바지에 이른 민선 3기 후반기를 다지고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선거용 인사라고 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시의회 정례회와 감사원 감사가 이어지면서 한달 넘게 인사가 지연되는 동안 시 공직내부에서는 연공서열을 중심으로 한 승진인사 하마평이 무성했다. 
그러나 몇 차례 인사 시기가 늦춰지면서 단행된 이번 승진인사는 시청 주변 안팎에서 회자되던 예상을 여지없이 빗나갔고 승진후보군에 이름이 올랐던 인사들의 좌절감은 인사가 늦어진 만큼이나 컸다.

직원 A모씨는 "어떤 능력을 보고 평가한 것인지 모르지만 발탁인사라고 하는데 뭐? 할말이 있겠냐!"며 "다만 직원들 보기가 민망스러울 뿐"이라며 애써 서운한 감정을 감췄다.

고참직원들의 줄줄이 낙마에 조직 분위기가 좋지 못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또 다른 직원은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발탁인사는 신 바람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드는데 절대적이지만 이번 승진인사는 시민을 위한 능력이 아닌 다른 방법이 우선해도 승진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투명하고 공평한 인사원칙은 조직의 생존과 발전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특히, 발탁인사는 조직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孟子는 손자병법을 통해 인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모든 사람의 '동의'에 뒀다. 즉,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의 능력을 인정할 때 군주가 직접 능력을 검증, 등용해야지만 군주가 진정한 백성들의 부모라고 떳떳이 나설 수 있다고 맹자는 전하고 있다.

간단한 인사원칙이지만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