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덕천 민주당 정책의부의장 "이 나라는 12.3 내란 방조에 23년으로 물었다

헌법을 배반한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

2026-01-22     김포데일리

2026년 1월 21일, 법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방조 혐의로 징역 23 년을 선고했다. 특검 구형 15년을 크게 상회한 이 판결은, 12·3 비상계엄 사태 가 단순한 정치적 혼란이나 판단 착오가 아니라 헌법질서에 대한 중대한 침해 였음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건이다.

이 판결의 의미는 형량의 무게에만 있지 않다. 국무총리라는 헌법기관의 수반 이 계엄 선포 과정에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그 책임이 헌정질서 파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법원이 명확히 짚었다는 점에서,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준선을 다시 그은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헌정질서를 위협한 권력형 범죄 앞에서 사법과 정치가 얼마나 단호할 수 있는지를 두고 숱한 좌절을 경험해 왔다. 책임은 흐려지고, 판단은 정치의 영역으로 미뤄지며, 결국 ‘역사는 잊힌다’는 냉소가 반복되어 왔다. 그 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헌법 침해의 중대함을 기준으로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선을 그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전통적인 군사 쿠데타와는 다른 성격의 ‘친위 쿠데타’라는 점에서 더 엄중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헌법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외부의 총칼보다 더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 점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내란을 미화하거나 정치 적 논쟁으로 희석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분명한 경고다.

그러나 한 건의 판결이 민주주의를 지켜주지는 않는다. 사법적 판단은 과거를 정리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대신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12·3 사태가 가능했던 이유, 비상 권력이 어떻게 오용될 수 있었는지, 견제와 균형의 장치는 왜 제대 로 작동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성찰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극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법정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헌법의 가치를 이해하고, 권 력을 감시하며, 비정상을 비정상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 세계 곳곳에 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 시민교육과 헌법 의식의 회복은 선택이 아 니라 생존의 문제다. 23년이라는 형량은 무겁다.

그러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책임은 그보다 더 무겁고, 더 오래 지속된다.

이 판결을 일회성 사건으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지는 이제 우리 사회와 정치의 몫이다.

                         민주당 정책위부의장 김덕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