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 공식 축제 된 김포 벚꽃축제, 25년 전 ‘1인 1나무 기증’이 심은 뿌리였다.
2000년, 초대 박동문 동장·주민 단체 주도, 5년생 벚나무 1,200주로 6km 직접 식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재학생, 사우동 주민 김태용
매년 봄 김포시 계양천 일대 벚꽃길에는 많은 상춘객이 몰린다. ‘김포 벚꽃 축제’의 배경이 되는 벚꽃 터널, 그 벚나무들의 뿌리를 아는 이는 드물다. 화려한 축제 이면에는 행정기관의 예산지원이나 주도 없이, 주민들이 스스로 삽을 들었던 헌신이 있었다.
계양천 벚꽃길의 태동기는 지난 2000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주민 화합을 도모하고자 초대 박동문 동장을 중심으로 김포본동 발전협의회, 통리장단, 새마을부녀회, 노인회, 동직원이 범시민적 ‘1인 1나무 기증(내 나무 갖기) 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주민들은 관의 예산에 의존하는 대신, 뜻있는 이들이 ‘1만 원씩’을 출연해 불과 2개월 만에 1,200만 원의 성금을 자발적으로 모금했다. 이 재원으로 당시 5년생 벚나무 1,200주를 구입했으며, 2000년 5월 주민들과 동 직원, 각 단체 회원들을 비롯해 인근 군부대 장병들의 일손 돕기 지원까지 더해져 땅을 파고 나무를 식재했다.
식재 구간은 현재의 ‘걸포제방 3거리~풍년마을 뒤편 사우교’ 및 ‘서초등학교 뒤편~중봉로 보도 앞 노면’까지 총 6km에 달하는 제방길이다. 당시 주민들은 5m 간격을 두고 나무를 심은 뒤 기증한 어린이들의 이름표를 부착해 주민과 관이 함께 가꾸는 자치 행정의 모범을 보였다. 이 묘목들이 지난 4반세기 동안 주민들의 정성 속에서 자라나, 2014년 제1회 벚꽃축제 개최를 거쳐 오늘날 김포를 대표하는 경관이자 축제의 기반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식 행정 문서나 공공 기록물 등 공식 역사에는 이 구체적인 과정이 깊이 있게 편입되지 못한 실정이다. 벚꽃축제가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반면, 처음 삽을 뜬 주민들의 소박한 동기와 이름이 지워지고 있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벚나무 식재에 참여했던 김포본동 발전협의회 문화·체육·복지분과 위원장은 “당시 내 나무를 갖는다는 꿈을 안고 한 그루 한 그루 정성껏 나무를 심던 주민들의 마음과 공동체의 헌신이 잊히지 않았으면 한다”며, “화려한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 길에 담긴 주민들의 진정성이 공식 역사로 기억되어 후대에 대물림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계양천 벚꽃길 사례는 관(官) 주도가 아닌 주민이 직접 도시 경관을 조성하고 가꾸어온 드문 기록이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민관 협력이 강조되어 온 흐름 속에서, 소비되는 축제를 넘어 주민들의 진정성이 공식 역사로 기억되고, 지역 공동체의 소중한 자치 유산으로 자리 잡아야 할 실증적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