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재교육, 해외연수면 '能事'?

2004-11-08     권용국
“경기가 어렵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원론적으로 내년 예산은 긴축이다. 하지만 충실한 업무연찬과 풍부한 자기개발을 위해 공무원 재교육은 소홀히 할 수 없다”

김동식 시장은 8일 오전 시청에서 있은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주민 세부담을 덜기 위해 공무원 복지예산을 줄이고 사회복지 예산을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말하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공무원 해외 연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장은 “경기가 어렵다고 공무원들에 대한 재교육을 소홀히 한다면 이거야 말로 예산을 잘못 운영하는 것“이라며 시장 취임 이후 시청 안팎에서 줄 곳 제기됐던 잦은 공무원 외유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과 다른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했다.

김 시장은 더 나아가 “이제 우리 공무원의 비교 상대는 전 세계로 국내. 외 구분은 의미가 없다”며“공무원의 해외 출장에 대해 과거 시각만 갖고 선심성이라고 평가하는데 이제 유연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 시민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공무원들의 해외 선진지 견학은 짧은 기간 안에 선진 행정 시스템을 접목시킨다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해외견학을 통한 선지 시스템의 접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행정 절차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행정 시스템에 달려 있다.

몇 년전 부천에 주재할 때 있었던 얘기다.
한 창 음식물 쓰레기 처리문제로 부천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이해선 전시장은 공무원들의 일본 견학을 추진했다.

일본의 청소행정은 지금도 우리나라 각 지자체에서 손꼽는 선진지 견학 코스 중의 한 곳이다.

부천시는 일본을 다녀 온 뒤 대장동에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소각시설에서 발생되는 다이옥신 농도가 일본 것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민단체들로부터 겉잡을 수 없는 지탄을 받은 것이다.

국물없는 일본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게 설계된 이 소각 시설이 주로 찌게와 국물이 있는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있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과 프랑스, 미국, 유럽 각국은 국민소득에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분명 우리보다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한 상황에서의 무조건적으로 추진되는 선진지 견학은 해외에서의 공무원 추억 만들기에 불과할 뿐이다.

선진 문물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떠나는 이도 떳떳하고 이를 보내는 시민들도 흡족한 선진지 견학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선진문물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조건과 여건 그리고 이를 다룰 공무원들의 마인드 변화가 먼저 선진화 돼야 할 것이다.

6백여 공직자의 수장으로서 공무원들에 대한 배려는 당연하다.

그러나 김시장은 공무원들이 재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 것을 해외 견학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20만 김포시민을 위한 최고의 공직자를 만들기 위한 공무원 재교육은 선진지 견학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도 있다.

선진지 견학을 통해서만 공무원들의 자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 다면 스스로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김시장 스스로가 혁신의 대상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