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여름을 보내며
8월의 여름을 보내며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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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자연의 순리에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나보다. 붙잡을 수 없는 세월의 아쉬움에 잠시 멍해짐을 느끼지만 가야만 하는 세월은 제 갈 길로 가야만 하고,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곤 한다.

이제 매미의 울음소리도 점차 줄어들겠지!
7년간의 땅속 생활을 접고 7일간의 바깥세상이 화려하지만은 않았을 곤충이 생각을 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일주일을 살다 갈까?

들판의 벼는 어느새 머리를 숙여 가고 여물어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추수의 기쁨을 맛 볼 우리 농부들의 마음은 얼 만큼 풍족해 있을까? 여유로움을 가져야 할 계절임에 분명한 데 이 계절에 우리의 상황은 왜 이리 답답한지!

보험금 앞에 사랑하는 가족, 자신의 분신을 독약을 먹여 죽일 수밖에 없는 오늘의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29%의 지지율로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대통령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집 한 채 사기 위해 10여년을 저축해야 하는 그러고도 멀 기만한 내 집 마련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102%의 주택 보급률에 45.5%가 아직 무주택자라는 게 우리를 슬프게 하는데…….

통곡의 장이 열렸다는 소식은 못 들어 봤으니 나라도 멍석 깔고 머리를 풀어야 하나! 석고대죄 해서 될 일이라면 진정 하고 싶은데 부질없는 소시민의 해프닝이 될까봐 가슴 저림만 느끼게 되니 어디 가서 어떻게 아픔을 호소할까?

8월을 보내며 남은 한해를 생각해야 함은 어제보다 내일이 소중하기 때문에, 지난날의 경험으로 오늘을 살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므로, 익어갈 수록 머리를 숙이는 벼처럼 겸손하게 오늘을 살아내 봄이 어떨지…….

푸릇푸릇한 새싹을 보며 희열을 느꼈던 그 마음으로 풍성한 가을을 기대함은 우리의 또 하나의 생활상 아니던가 !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했으니 그 아픔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으면, 그 아픔이 기쁨의 밑받침을 충분하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 큰 꿈일까?

8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운 가을의 윤택함으로 주어졌으면, 그리하여 풍성한 내일이 우리에게 주어졌으면 참 좋겠다.
햇볕의 따뜻함이 그리울 날이 있을 것이므로 오늘의 태양 빛에 충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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