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여유에서 얻은 작은 행복
일상의 여유에서 얻은 작은 행복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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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때에 가을의 신선함은 우리에게 마무리를 준비하게 한다. 심고 가꾸기에 여념이 없었던 땀방울의 소산은 정직함을 우리에게 가르칠 것이고, 심은 대로 거둬야 하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할 것이다.

하루의 충분한 휴식은 일주일의 강행군을 지치지 않게 할 것이고, 감사함과 배려의 시간을 사랑으로 놔두게 할 것이다.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큰 아이와 냉면을 먹고 싶다는 작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주섬주섬 챙겨 입고 잘한다는 냉면집을 들러 강화로 향했다.

해안도로의 공기는 우리 가족을 황홀함에 빠지게 했고 차창 밖으로 불어오는 바람 맞는 걸 가장 좋아하는 우리아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탄성을 질러 댔다.

삶아 파는 옥수수를 사들고 뜨거워서 손을 옮기며 알알이 연신 따 먹는 아이들을 보면서 새삼 이것이 행복이겠구나! 라는 생각에 젖어 드니 풍족한 것만이 행복할 것이라는 막연함이 지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만원의 행복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부르짖지 않아도 만면의 미소가 서로를 설명이 필요 없게 했다.

풀무치와 메뚜기, 왕치의 놀람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뛰는 대로 옮겨지는 우리의 장난 섞인 걸음이 그것들의 생명을 위협함에 분명했으나, 생각 없이 걷던 우리의 눈길을 끌게 한건 자기들이라는 걸 아마 모르는 듯했다.

인간 세상사에서도 약자의 살고자 함이 강자의 관심을 끌게 할 수 있기를 바람이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로 쌍둥이 중 한아이가 심장에 큰 결함을 안고 태어났는데 그대로 놔두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고 의사들이 말했고, 증세는 악화되어 죽기 직전까지 이르게 되었단다.

한 간호사의 인큐베이터에 두 아이를 같이 넣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한 아이씩 넣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한 인큐베이터에 두 아이를 나란히 눕혔단다.

잠시 후 건강한 형이 팔을 뻗어 아픈 동생을 감싸 안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아픈 동생의 심장은 안정을 찾아 혈압과 맥박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얼마 후 쌍둥이는 건강한 상태로 정상적으로 자라게 되었단다.

소중하고 작은 표현, 포옹으로 생명의 존폐가 갈릴 만큼의 역할이 주어진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 아닌가?

어쩌면 작은 것에서 오는 행복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건 아닌지…….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우리를 유지해 주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강화의 바닷물은 결코 맑진 않았으나 갯벌의 소중함을 알기에 물의 청정을 논하진 않았다. 잠시 바다의 갯내음을 맡고 돌아오는 길은 어떤 부자보다도 행복했다./노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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