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풀 몬티’
영화이야기-‘풀 몬티’
  • 김포데일리
  • 승인 2005.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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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를 위해 옷을 벗는 장기불황에 고개숙인 남성들의 무기력과 애환을 그려낸 작품'
' 최근 우리의 침체된 경제상황에서 늘어 가는 실직자들의 이야기와 흡사'

아이스크림 장사하는 분, 몸매에 자신있는 분, 청춘남녀 20대,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게다가 여름 휴가를 외국으로 잡은 사람은 여름이 마냥 즐겁기만 할 것이다.

반면에 더운 여름이 싫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20대 청춘남녀가 따뜻한 햇살 아래 즐길 계획을 잡는 게 아니라 담배 연기속 PC방에 앉아 취업을 위한 정보를 얻고 이력서 쓴다고 여름 휴가도 생각 못하는 실업자가 많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소식이 아니다.

이태백, 백조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그들만의 아픔을 고스란하게 알 수 있다. 자식들 실업 때문에 부모님이 웃을 일이 없다고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장기침체로 실업자도 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를 신청해 돈을 받은 수급자수는 모두 46만7천730명,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있던 1998년 43만4천명을 3만명 이상 초과했다고 한다.

통계로 봐도 자살, 실종, 홈리스가 이젠 남의 얘기가 아닐 수 있다. 고개 숙인 남자, 실직자가 <풀 몬티>영화처럼 생계를 위해 스트립쇼라도 해야 하는지, 장기불황이 지난 정부 때문이라니 남탓만 하는 참여정부는 서민의 고통 소리는 안 들리는지, 현 정부는 2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경제 공황상태를 방치해 두고 있다.

1998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빌딩 CGV강변11 오픈하는 날에 친구들과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생각하여 <풀 몬티>를 봤다. 무조건 웃었는데 영화를 볼수록 고개 숙인 남자들의 생활고에서 나오는 코믹연기는 웃음은 눈물보다 강렬한 절망과 슬픔을 담아 낸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영화였다.

슬랩스틱 대가인 찰리 채플린은 관객에게 웃음을 주면서 고통과 슬픔을 표현하려고 했다. <모던 타임즈>는 산업사회에서 개인의 소외와 인간의 기계화를 우스운 연기를 통해 산업사회의 모순, 부속품이나 노동력을 제공한 기계정도로 전락해 버린 상황을 표현했다면, 영화 <풀몬티>는 영국 남부지방 요크셔 산업 타운인 셰필드가 배경으로 1980년대초 대처 총리 집권시절에 현대화와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인해 제철소가 문을 닫으면서 해고당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실직자들의 고통을 표현한 영화다.

유쾌한 묘사로 가득하지만 실업자들이 다시 일어서려고 스트립쇼를 하는 장면은 슬픈 현실을 반영하는 것같아 온몸에 냉기를 돌게 만든다. 실직하여 생계를 위해 옷을 벗겼다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얼마나 참혹한 현실인지 짐작할 수 있다.

<풀몬티>는 영화로서 평범한 사람들의 벗김의 미학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풀어 간 영화라고 하지만, 여자는 성을 생계의 최후의 수단으로 한다면 남자들도 이젠 생계를 위해서 못할 게 없다는 상황까지 왔다.

아마 사기꾼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남자 체면이 있지 하면서 웃기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자의가 아니라 주위환경 지배하에 곧 벗는 날이 올 것이다. 형태는 다르지만 강남 노래방에 남자들이 육체노동 대신 20대들이 성을 파는 일이 있다고 하니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실적이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영화 <풀 몬티>의 큰 줄거리를 살펴보면 예전 아내로부터 자식 양육비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가즈, 아내의 침실 생활에서 무력함으로 자신감을 상실한 데이브, 실직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용기가 없어 아내에게 말도 못하고 매일 사무실에 나가는 것처럼 행세하여 아내를 속이는 제랄드, 이들은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고개 숙인 남자들이다.

우연히 동네 여성전용 클럽을 방문한 가즈는 남자 스트립쇼에 상상보다 많은 여성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 아들의 양육비 연체로 인해 현금이 필요하게 된 절박한 상황에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스트립쇼를 하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결국 가즈와 그의 친구들은 딱 한번만 쇼를 할 것에 합의한다, 하지만 가즈는 홍보 효과를 위해 그들이 옷을 몽땅 벗어야 한다고(풀 몬티) 선언하는데….

<풀 몬티>는 영국 속담으로 “홀딱 벗는다”는 뜻이다. <트레인 스포팅>의 로버트 카알라일 외엔 대부분 생소한 배우들로 제작비 3백만달러의 소품 영화지만 영국영화 사상 가장 크게 히트한 작품이며 피터 카타리오 감독의 데뷔작으로서 문제 의식에 뛰어난 유머 감각과 포장술이 빛을 발하는 수작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감동의 웃음을 짓게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보통 스트립쇼는 여성들이 무대에 올라가서 남성들이 환호하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단순히 말초신경을 건들기 위함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옷을 벗는다는 것은 장기 불황에 고개 숙인 남성들의 무기력과 힘의 부존재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장기불황 속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아 사회복지 공무원의 손길을 바라는 사람이 더욱 증가할 것 같다. 노숙자, 장애인, 행여자, 기초생활자 수급자 선정 및 관리 등 기타 업무에 더운 여름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수급자들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끔 동사무소에 가면 사회복지사에게 고래고래 고함과 욕을 퍼붓는 사람도 볼 수 있다. 맘 고생하는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풀몬티>영화를 보고 한바탕 웃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천사같은 사회복지사의 살인 미소가 있는 한 부천 복지는 화창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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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최주철(동양스포츠센터 대표)은 현재 전국 건전한스포츠문화조성연대(sportsculture.net)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호주 시드니 KVB예술대학 영상학과과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언론학 석사)을 졸업하고 ㈜우방 엔터테인먼트 영화프로듀서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광고프로듀서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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