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몸살앓는 낚시터
쓰레기로 몸살앓는 낚시터
  • 이인병
  • 승인 2004.05.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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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기가 지나고 본격적인 낚시철이 시작되면서 한강하구와 인접한 수로에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이 몰리고 있다.

지난 26일 하성면 봉성천 수로에는 오전시간인데도 벌써부터 수십명이나되는 낚시꾼이 구석구석 자리를 차지한 채 낚싯대를 펼치고 손맛을 즐기고 있었다.

수로로 이어지는 좁은 농로에는 어김없이 이들이 몰고 온 차량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수로변과 농로길 곳곳에는 누군가가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널려져 눈살을 지푸리게 했다.

봉성2리 부녀회장 김경옥씨(54. 하성면 봉성리)는 "겨울이 지나고 이맘때쯤이면 마을 주민들이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고 말했다.

낚시터 주변의 쓰레기 문제는 어제오늘에 얘기가 아니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의 낚시터 6천여곳(유료낚시터406곳 포함)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양은 연간 3만t으로 우리나라 쓰레기 하루 발생량인 4만5천t에 맞먹는 량이다.

우리나라 낚시 인구 800만을 감안 이들중 95%이상이 조과에 관계없이 민물낚시를 선호하고 있다는 낚시인터넷 사이트의 자료를 인용하더라도 많은 수도권 거주 낚시꾼들 상당수가 한강 인근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포지역에만도 봉성수로와 고촌수로, 오류농장, 조강저수지 등 수십 게의 수로가 한강과 연결돼 있고 지역 주민들은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느라 애꿎은 고생만 한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주민 서모씨(하성면 봉성리)는 "요즘 같은 때에는 매일 아침 수로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며“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들은 먹고 남은 음식물쓰레기까지 버리고 상한 음식물 찌꺼기를 치울 때가 가정 곤욕스럽다" 고 말했다.

이렇게 치워진 쓰레기는 각 면사무소에서 별도로 모아 소각하거나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매립이나 소각하고 있어 행정력 낭비까지 불러오고 있다.

김포·강화 낚시 동호회 '붕어섬'운영자 이강희씨는“ 낚시꾼들 가운데 미끼와 채비의 준비는 철저한 반면 쓰레기를 처리하는 준비는 강 건너 불 보듯한 분들도 있다" 며 "바쁜 농촌 주민들의 불편을 덜고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지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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