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이, 아름다운 전통을 만든다'
'아름다운 퇴장이, 아름다운 전통을 만든다'
  • 권용국
  • 승인 2006.09.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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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용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가 지난 7일 대만과의 아시안컵전을 치른 후, 언론을 통해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10 월드컵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일찌감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그의 은퇴 이유다.

주변의 만류에도 그는 '후배들이 실전을 통해 더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한 만큼,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 생각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국가대표팀 은퇴를 결심하는데는 적지 않은 고민이 따랐을 것이다.

축구 국가대표는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최고의 목표다.
이 때문에 평생에 한번 기회가 올까 말까하는 축구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선수. 그들이 쏟는 땀과 눈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런 고난의 과정을 겪으며 대표팀에 오른 그가 후배들을 위해 은퇴를 결심하게 된데에는 무엇보다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 나 개인보다는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국가대표팀이 조직과 기술향상을 통해 한층 강력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의 자기희생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기업과 달리 연공과 계급이 중요시되는 공무원 조직에선 최근 몇년전까지만 해도 정년까지 근무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공조직 사회의 패러다임이 개방과 경쟁,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바뀌어 가면서 어느 새 '정년'은 이제 자신에게는 몰라도 더 이상 자랑이 되지 못한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정년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며 조직보다는 나를 생각하는 이들은 '경륜과 진중함이 조직을 이끄는 버팀 몫'이라며 스스로 위로하며 세대교체론을 무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강의 뒷물 결이 앞물 결을 밀고 간다'는 것은 세상이 정한 이치다.

올해 31살인 이을용 선수는 함께 2002년 월드컵을 함께 뛴 홍병보, 윤상철, 김태영 선수보다 2~5년 빨리 대표선수를 물러나면서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했다.

이을용 선수의 아름다운 퇴장은 축구 국가대표팀에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개인보다 조직의 입장을 강조하는 문화가 배어있는 공무원 조직에선 '물러날 때'란 바로 정년이다.
그런데 직급이 올라가면 갈수록 조직보다 개인이 더 중요해 지는게 공무원 조직의 문제다.
 
'사람은 들어 올 때보다 나가는 게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보장된 정년보다 때가 되면 물러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포시가 민선 4기 첫 인사를 앞두고 있다.
민선 3기 말 싹쓸이 승진인사로 인사숨통이 막힌 지금,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려는 이기적 자세에서 조직의 새로운 활력과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나갈 아름다운 퇴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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