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25전쟁 발발 7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희생을 깊이 기리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 첫 번째 덕목은 분명합니다. 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입니다. 이는 정치적 수사나 이념 이전의, 가장 본질적인 국가의 책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방은 정치가 아니라 삶의 문제이며, 안보는 정쟁이 아닌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기반입니다.
대한민국은 군사정변의 아픈 기억을 가진 나라입니다. 5·16과 12·12로 상징되는 쿠데타는 단지 정권의 강탈이 아니라, 국군이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눈 날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 사태는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국방의 의미와 책임을 되묻게 합니다. 특히 군을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나라와 군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점은 결코 용서해서는 안 될 반국가 행위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내란 사태를 통해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흔들림 없는 강한 대한민국’을 외치며 여전히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려 합니다.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고 수많은 군인을 감옥으로 보낸 정당이 과연 안보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그 염치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보는 구호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올해 6·25 75주년을 맞아 많은 이들이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되새김이 아니라, 오늘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시민의 책임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충돌은 전쟁의 참상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군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초에 ‘싸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싸우지 않아도 되는 평화는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는가.
바로 김포와 같은 접경지에서부터입니다.
김포는 수도 서울을 방패처럼 떠안으며 분단의 고통을 온몸으로 견뎌온 도시입니다.
군사보호구역, 비행안전구역, 각종 중첩규제로 인해 김포 시민들은 수십 년간 경제적 희생을 감내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김포는 묵묵히 안보의 최전선을 지켜내 왔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김포를 지켜야 할 때입니다.
항구적 평화체제 없이 김포의 미래도 없습니다.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김포 발전의 열쇠입니다.
안보의 명분을 앞세워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평화로 김포를 숨 쉬게 해야 합니다.
그 평화는 결코 선언이나 구호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기억과 성찰, 책임 있는 정치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자유는 기억 위에 세워지고, 평화는 반성과 책임 위에 뿌리내리는 법입니다.
안보를 표방한 권력이 국민을 위협하고 군을 정권 유지의 도구로 삼으려 했던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는 과거를 다시 떠올리고, 미래를 향한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호국영령의 희생은 정치의 수단이 되어선 안 됩니다.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과 지역을 진심으로 지키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김포의 오늘을 만든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김포의 내일을 여는 길은 평화와 책임의 정치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전)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본부장 김덕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