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민선8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김포에서 참패했다. 시장, 도의원, 시의 회를 모두 내주었다. 당시 많은 민주당 인사들이 “열심히 했다”고 자평했지만, 사실은 시민과의 간극을 깨닫지 못한 오만이었다.
왜 졌을까? 김포시민들은 정치인의 말보다 ‘자신의 출근길’에서 답을 찾았다. 콩나물시루 같은 골드라인, 몇 대나 보내고서야 겨우 타는 지옥철, 김포공항에 서 이어지는 고단한 환승의 연속. 매일 반복되는 이 ‘고난의 행군’ 속에서 시 민들이 정치인을 향해 품은 마음은 원망과 분노였다. 그들의 바람은 단순했다. “5호선만 연장되면 된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이를 단순한 교통 문제로 축소하거나, 심지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린 ‘불온한 욕 망’쯤으로 치부했다. 민주당은 특히 부동산 문제를 바라볼 때 “가격 상승은 곧 불평등”이라는 철학 에 갇혀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김포 한강신도시 주민들의 처지는 달랐 다. 출발선이 같았던 운정·광교·위례에 비해 자산가치는 뒤처지고, 교통 불편까 지 겹치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왜 우리만 뒤처지는가.”
이 박탈감이야말로 5호선 열망의 진짜 배경이었다. 민주당이 이 괴리를 직시 하지 못한 것이 패인의 본질이었다. 결국 시민들은 국힘당을 선택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병수 시장은 ‘할 일은 다 했다’는 식의 변명에 그치고, 국힘당 시의원들은 “정권도 국회의원도 민주당이니 이제 당신들이 책임져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 시민 눈에는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고통을 외면하는 정치적 책임회피일 뿐 이다.
이제 다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온다. 모든 후보가 또다시 5호선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달라야 한다. 단순한 공약 경쟁이 아니라, ‘김포시민이 왜 그토록 5호선을 외쳐왔는가’를 이해하는 자만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문제가 아니다. 박탈감의 치유, 자산가치의 회복, 도시 자 존심의 회복에 관한 문제다. “5호선 연장은 단지 한 노선의 문제가 아닙니다. 김포가 겪고 있는 교통 불편, 주거 가치 하락, 수도권 내 불평등, 도시 정체성 위기까지 모두 응축된 상징입 니다. 그렇기에 5호선을 바라보는 시선은 교통 하나를 넘어, 이 도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 전체로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포는 단순한 신도시가 아니다. 구도심과 신도시, 농어촌과 산업단지, 접경지 역과 외국인 노동자 집단까지, 대한민국이 직면한 거의 모든 문제가 모여 있는 축소판이다. 그래서 김포시장은 단순한 행정가가 아니라, 복합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석하 고 근본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실전형 리더’여야 한다.
주권자는 무섭다. 지난 선거에서 시민은 이미 분명히 민주당을 심판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도 시민이 무엇을 묻고 있는가를 외면한다면, 또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다시 5호선의 계절이 왔다. 정치인들이 말해야 할 것은 단순한 ‘연장 추진’이 아니라, ‘이 열망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김포의 미래를 시민과 함께 준비하는 길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전)경기도에너지진흥원 본부장 김덕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