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의 선택을 받은 적도 없는 사안이 공약사업보다 먼저인가?
민선9기 출범 두 달, 김포시장과 시의회가 처음으로 나란히 힘을 실은 사안은 5호선 연장도, 통학버스 확대도, 김포FC 사태로 흔들린 재정 신뢰의 회복도 아니었다. 2년 전 시의회가 조례로 정리한 김포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복원이었다.
순서가 이상하면 이유를 묻는 것이 순리다. 지속협 지원조례가 폐지된 데는 기록이 있다. 2023년6월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된 것은 정황이 아니라 숫자였다. 연간 지원금1억8500만원 가운데1억4000만원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나갔다. 사업비 대비 인건비 비율64.5%. 고양시34.8%, 시흥시42.4%의 갑절이다. 조례가 부여한 유일한 실체적 책무인 연1회 의제 도출·제출은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았다. 집행부조차 예산은 집행되는데 결과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성남시와 인천 미추홀구도 비슷한 시기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2024년3월의 폐지는 그 기록의 귀결이었다.
그렇다면 복원에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인건비에 눌린 예산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바로잡을 것인지, 지켜지지 않던 의제 제출을 무엇으로 담보할 것인지. 지난6일 토론회에서도 이 두 가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폐지의 사유는 그대로 둔 채 폐지의 결과만 되돌린다면 그것은 복원이 아니라 반복이다.
법을 근거로 삼기도 어렵다. 2022년 시행된 지속가능발전 기본법이 지방자치단체에 지운 의무는 기본전략과 추진계획의 수립, 그리고 심의기구인 지방위원회의 설치다. 협의회에 대해서는"예산의 범위에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할 수 있다"고 했을 뿐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뜻이다. 시 미래전략과는 이미 전략 수립과 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법이 요구하는 체계는 협의회 없이도 채워지고 있다. 법적 공백이 없는 자리에서 밀어붙이는 복원이라면, 그 근거는 법 바깥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달 6일 진행한 '민선9기 김포시 지속협 복원을 위한 정책토론회' 의 구성은 그 의심을 지우지 못했다. 기조발제는 전 지속협 사무국장이, 사례발표는 타 지역 협의회 상임회장이, 종합토론은 전 운영위원장이 맡았다. 복원으로 조직과 예산을 되찾을 이들이 발제부터 토론까지 순서를 채웠다. 자리 자체가 시의회 의장과 복원추진위가 뜻을 모은 뒤에 마련됐고, 이기형 시장은 첫 발제가 시작되기도 전 인사말에서"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돕겠다"고 했다. 결정권자가 듣기 전에 결론을 말한 자리에서 확인된"폭넓은 공감대"를 시민의 공감대라 부를 수는 없다. 특정 정치 성향 논란을 받아온 단체일수록, 이런 절차는 해명이 아니라 방증이 된다.
무엇보다 시장 자신의 말과 충돌한다. 토론회 나흘 뒤인10일, 이 시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재정 여력이 넉넉지 않으니 시민 의견을 먼저 수렴하고 우선사업을 선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했다. 전시성 사업을 지양하고 시민 생활편익을 앞세우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날 발표한 97개 공약 어디에도 지속협 복원은 없다. 시민에게 약속한 적도, 그래서 시민의 선택을 받은 적도 없는 사안이 공약사업보다 먼저 움직인 것이다. 시민 의견을 먼저 듣겠다는 원칙은 왜 유독 이 사안에서만 순서가 뒤집히는가.
지금 김포시가 붙들어야 할 과제는 오히려 새는 돈을 막는 일이다. 시는82억원대 김포FC 공금 횡령 사건으로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시민이 낸 돈이 감시 밖에 놓였을 때 어디까지 사라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부정과 방만은 성격이 다른 문제다. 그러나 예산이 견제받지 않는 자리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뿌리가 같다. 지속협의 경우도1억8500만원 가운데1억4000만원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나가고, 조례가 명한 일을 하지 않아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혈세 관리의 허점을 파헤치는 손으로 그 허점이 드러났던 구조를 되살리는 데 힘을 싣는 것은, 시민이 보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시비로 인건비를 부담하는 것은 민관협동이 아니라 특정인들의 자리 하나 만들어 준 것과 다름없다.
이제 시가 답할 차례다. 지적된 문제를 무엇으로 고칠 것인지, 왜 하필 지금인지, 왜 굳이 그 조직이어야 하는지.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면 답하지 못할 까닭이 없는 질문들이다. 폐지에는 숫자가 있었다. 복원에는 아직 설명이 없다. 설명이 늦어질수록 쌓이는 것은 공감대가 아니라 의심이 들 뿐이다.

